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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지로타치도, 니혼고도 없는데 누가 그런 강행군 계획을 세운 거죠....." 사니와의 말을 들은 호리카와가 대뜸 한숨을 쉬었다. 연회를 연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해 지고 나서부터 신년 해맞이까지 마시자니. 사니와를 말리기 위해 뭐라고 한 소리 하려는 순간, 사니와의 뒤에 서 있던 카네사다가 대뜸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. "신년인데 빡빡하게 굴지 말자고, 호리카와! 사니와도 기대하고 있잖아." 카네사다의 말대로 사니와의 얼굴에도 기대감이 가득 차 있었다. 길고 긴 연말정산 끝에 얻어낸 휴일을 잔뜩 기대하고 있는 눈치였다. 그 반짝이는 눈에다 대고 잔소리를 할 수 없어 호리카와는 과음하면 안돼요, 하는 짧은 당부로 설교를 대신했다. - 연회 장소는 바깥 경치가 잘 보이는 방이었다. 밤이 깊어감에 따라 술자리의..
사니와는 본청의 업무 시간이 끝나기 전 간신히 담당 관리관을 면회할 수 있었다. 피곤에 절은 얼굴을 하고 있는 중년의 남성이 사니와가 앉은 테이블 곁으로 다가왔다. 종이가 엉망으로 종이가 삐져나온 서류철을 들고, 아직 불이 붙지 않은 담배를 문 채였다. 관리관이 사니와의 맞은편에 털썩 앉았다. 막 퇴근하려던 차에 귀찮은 일이 생겼다는 티가 역력했다. "... 누구라고?""사니와 요우(陽)입니다." 서류철을 훑어보던 담당관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. "요우? 본명이 키사라기 아키라(如月 明), XXXXX번 혼마루, 맞나?""네.""저번에 낙하산으로 들어온 사니와가 너였구만. 다른 화이트 다 놔두고, 자기 집 도련님을 블랙에 떨궈놓다니." 잘 사는 분들 생각은 알 수가 없단 말이야. 남자가 재킷 안주머니를 ..
사니와가 혼마루로 돌아오고 나서 한 달. 남사들은 모처럼 방 안에 둘러앉아 어두운 표정으로 서로에게 눈짓하고 있었다. 사니와의 아버지가 혼마루에 벌인 일 때문에 사니와는 하루가 멀다 하고 본청에 드나들고 있었다. 혼마루에 있는 남사들 중 그것을 마음에 들어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지만, 사니와는 늘 그랬던 것처럼 웃음으로 남사들을 달랠 뿐이었다. 이제 돌아갈 일은 없어요. 이건 그냥 조사에요. "그 조사라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." 주인을 무슨 한패인 것처럼 취급하잖아. 방구석에 앉아 있던 야스사다가 질렸다는 듯이 몸을 뒤로 젖혔다. "그리고 주인이 자주 혼마루를 비우는 것도 싫어." 뒤쪽에 한 마디 덧붙인 진심에 반박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. 사니와가 담판을 짓고 오겠다고 떠나버린 날, 남사들은 반쯤 방..